자동차

[스크랩] 스마트 쿠페 시승기..

일산만화가 2005. 3. 16. 17:28
이번에 무슨 차 렌트했는지 궁금하셨죠? ^^

 

렌트한 차는.. 다름아닌...
'스마트'입니다.
것두 브라부스 버전도 아닌 일반 스마트에..
카브리오도 아닌 쿠페입니다.

 

으음.. 다들 갑자기 맥 빠지시는게 눈에 보이네요.. 죄송..

하필이면 왜 스마트냐? 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겠네요.
여기에는 이유가 좀 있습니다.

 

일단 둘만 여행을 갔습니다.
스마트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2인승이면서 공간은 꽤 넓어서 편합니다.
4인승 세단에 비해서 오히려 더...

 

또한 수납공간 문제입니다.
2인승 카브리오나 로드스터의 문제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는거죠.
이번에 가지고 간 짐이 여행용 가방 3개, 노트북 가방, 손가방 등입니다.
(원래는 여행용 가방도 2개인데.. 이래저래 뭘 사다보니 늘어나버렸습니다.
자칫하면 주렁주렁 들고 다닐뻔 했는데...
면세점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사면 여행용 가방을 주더군요. ^^;;)
스마트는 좌석 뒤쪽에 생각보다 넓은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 가방들이 딱 다 들어가더군요.

 

무엇보다 산토리니의 도로 특성입니다.
산토리니의 도로폭은 별로 넓은 편이 아닙니다.
다니다보면 골목길을 누비는 경우도 종종 있고..
차선에 중앙선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스마트처럼 작고 재빠른 차가 유리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데나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주차가 가능하다는것!

 

마지막으로.. 스마트의 엄청난 연비입니다. ^^
이틀동안 죽어라고 돌아다니고..
10리터 넣으니 연료게이지가 원상 복귀되더군요. ㅎㅎ

 

자.. 이리하여.. 스마트를 렌트를 했습니다.
렌트카 직원이 스마트 운전해 본 적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이것저것 설명해줄 것처럼...
가오 떨어지게 어찌 듣겠습니까.. 'Yes!'라고 했죠. ㅎㅎ
그랬더니 쌩~ 하니 퇴근해 버리더군요. --;;

 

렌트한 녀석.. 이렇게 생겼습니다.

 

겉모습은 이미 많이 보셨겠지만..
극단적으로 짧은 길이에 차고는 꽤 높은 편입니다.
그냥 보기에는 저거 달리다가 뒤집어지는거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죠.
엔진은 뒤쪽 하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 찍은 곳은 Aktoriti 유적지 근처의 Black Beach입니다.)

 

자. 그럼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실내 사진들은 밤에 찍어서 상태가 안좋습니다. 죄송..)

 

먼저 시동~
스마트는 사브처럼 이그니션 홀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기어박스 뒤에 있습니다.

 

모델에 따라서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빌린 스마트는 반자동 5단입니다.
가만히 두면 중립인 'N' 위치입니다.
즉, 따로 'P' 위치가 없습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한번 옮기면 1단이 됩니다.
그리고 위로 올리면 쉬프트업, 아래로 내리면 쉬프트다운입니다.
중립위치에서 아래로 내리면 후진, 'R' 위치가 됩니다.
사이드브레이크는 이그니션 뒤에 있구요..
스마트의 미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뒤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스마트의 계기판입니다.

위에는 속도계가 나와 있는데.. 140까지 되어 있죠?
그러나 산토리니의 도로사정상 내본 최고속은 120입니다.
계기판 최고속도인 140까지는 충분히 도달할듯 합니다.
아래 왼쪽은 연료계가 있는데.. 좀처럼 안 떨어집니다. ㅎㅎㅎ
가운데는 기어상태, 총주행거리가 있고...
좌측엔 온도계가 있습니다.

 

스마트의 스티어링입니다.

제가 가장 불만이 많았던게 이놈의 스티어링입니다.
차의 덩치에 비해 스티어링이 너무 큰것 같습니다.
좀 더 작은 크기로 만들었으면
보다 민첩하게 운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상당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스티어링을 조작하다 클랙슨 쪽을 건드릴때가 있었는데..
스프링이 튕기는듯한 팅팅~ 소리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행여나 스마트를 사게 되면 이놈의 스티어링은 꼭 바꿔야 할듯..

 

센터콘솔입니다.

공조장치와 오디오는 간결해서 별다른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듯 하고..
라이터 옆의 플라스틱 스위치는 스마트의 유일한(?) 실내등입니다.
사실 이게 좀 어처구니 없는 거였는데..
스마트는 차 천정에 실내등 같은게 없습니다.
저 플라스틱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켜지는데..
밤에 차 안에서 뭔가 봐야 하는 경우 이 불빛으로 봐야 합니다.
(아니면 차 안에 랜턴을 필수 휴대하거나.. --;;)
야간에 지도를 보면서 찾아가는데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쩝..

 

사이드 미러 조작하는건.. 풀 수동입니다. ㅎㅎ

그림에 보이는 손잡이를 잡고 움직여서 맞춰야 합니다.
동그란 공 같은건 공조장치.. 역시 수동으로 방향을 조절합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스마트는 덩치에 비해 실내공간이 넓습니다.
우선 대시보드 앞 쪽에 상당히 넓은 공간이 있는데..
여행내내 여기다 가이드북, 지도, 선글라스, 카메라, 지갑 등을 놓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좌석 뒤에 짐들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짐을 넣으려면 뒷 창문을 개방해야 하는데요..
그림과 같이 운전석 왼쪽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르거나..

리모컨 키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이걸 누르면 지잉~ 소리가 나는데..
겉으로 봐서는 뒷유리가 열렸는지 아닌지 표가 안납니다.
뒷유리 아래를 들어보면 열렸다는걸 알 수 있죠..
뒷유리를 제끼고 아래 패널을 개방하려면..
패널 상단 양쪽에 있는 빨간색 래치를 누릅니다.
그러면 패널을 내려서 짐을 편하게 실을 수 있습니다.

 

자.. 실내 얘기는 이걸로 마치고.. (더할것도 없습니다. ㅎㅎ)
주행성능에 대해서 말해보지요.

 

브레이크에 발을 뗐습니다.
'어?'
가만히 있습니다.
스마트는 반자동이므로 오토차량처럼 클리핑 현상이 없습니다.
나갈라면 밟아줘야 한다는거죠...

 

악셀링을 해보면..
엥..? 악셀을 밟았는데 멈칫 한 후에 갑자기 나갑니다.
왜 이러지...??

 

가속은 생각보다 잘 나갑니다. 오옷~~~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런데.....
2단으로 변속~~!!
울컥~~!!! (잉..????)
3단으로 변속~~!!
울컥~~!!! (이잉..?????)

 

변속 시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집니다.
몸이 울컥 거릴 정도의...
처음에는 '졸라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좀 타다보니.. 멀미가 날 정도입니다. ㅠ.ㅠ

 

고RPM 시 엔진소리는 상당히 큰 편입니다.

(RPM 게이지가 없어서 그냥 운전자의 감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스마트 자체가 정숙성과는 다소 거리가 멉니다.
쉬프트업을 안하고 계속 조지니...
기어단을 표시하는 곳에 쉬프트업하라는 화살표가 뜹니다.

 

그런데, 이 화살표를 너무 정직하게 준수하면...
변속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략 화살표 대로 하면..
20km 쯤에서 2단으로...
40km 쯤에서 3단으로...
60km 쯤에서 4단으로...
80km 쯤에서 5단으로 변속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조지기 모드로 하면...
30km에서 2단으로..
50km에서 3단으로..
80km에서 4단으로..
그 이후는 4단으로~~
(5단은 연비모드..)

 

처음 반나절은.. 변속마다 울컥~울컥~하는걸 느끼면서 탔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론을 내린 것은...
스마트의 기어 변속이 매우 느리다는 것입니다.
변속 시의 충격도 충격이지만...
변속 후 악셀링을 하면 마치 터보랙처럼 멈칫거리다가..
슝~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클러치를 천천히 떼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다 갑자기 클러치가 미트되는 듯한...

 

그래서 내린 결론.. 이 울컥거림을 없앨려면..
우선 기어 변속 시에는 악셀에서 발을 떼야 합니다.
그리고 변속 후 바로 악셀을 밟는게 아니라..
한템포 쉬고 둔 후 천천히 악셀을 밟아야 합니다.
요렇게 몇번 연습했더니..
와이프가.. '어? 울컥거리는거 없어졌네?'라고 합니다. ^^

 

가속성능은 알았고, 코너링은 어떨까요..?
스마트의 코너링 성능.. 놀랍습니다.
도저히 이 차가 경차라는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차체에 비해 큰 타이어와 탄탄한 서스는...
우선 노면을 그대로 운전자에게 전달합니다.
(엄청난 노면 소음과 함께.. ㅎㅎ)

 

드라이빙 포지션이 높다보니...
코너링 시에는 꼭 전복될 것 같은 불안감이 느껴집니다만..
코너를 공략하다보면 이러한 불안이 기우라는걸 알게 됩니다.
민첩하고 재빠르게.. 탄탄하게 코너를 돕니다.
정말 핸들만 좀 작았으면.. 하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

 

하루정도 몰고 적응을 한 후..
슬슬 와이프 눈치를 봤습니다.
대충대충 타는게 아니라 한번 조져봐야 할 거 같은데..
허락을 하지 않을 거 같아서...
그랬더니.. '잠시만 허락할테니 맘대로 해봐~'하더군요. ^-^

 

위에서 말한대로 산토리니는 직선도로가 드물어서..
최고속 테스트는 120km에서 머물렀습니다.
70~80km 정도로 와인딩을 공략합니다.
근데.. 이녀석.. 훌륭하게 돌아냅니다.
이 정도면 한계겠지~ 하는데도 스키드음 없이 돌아갑니다.
'나 스마트야, 그래도 명색이 메르세데스인데 이쯤은 껌이야~'
하고 제게 말하는 듯 합니다.
해보자... 믿어보자..
좀 더 속도를 높여 100km 가까운 속도로..
상당히 급격한 코너를 돕니다.
끼이익~~ 뒤가 미끌어지면서도... 돕니다.. 허어....
근데.. '오빠~~~~~~~~~~~' 와이프의 비명이...
맘대로 하라고 했더니 여기까지일줄 몰랐다네요.. ㅎㅎ

 

결론적으로 스마트의 코너링..
감히 단언하건데 웬만한 국산 세단들보다 뛰어납니다.
민첩한 핸들링과 작은 차체는..
특히 복잡한 도심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할 듯 합니다.
좁은 2차선 도로에서 한방에 유턴이 되는 차 보셨습니까? ㅎㅎㅎ

 

브레이크...
브레이크 페달의 유격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깊숙히 밟아야 하므로 처음엔 조심해야 합니다.
유격이 큰 것치고 제동성능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문제는.. 불만 중 하나는 후진이었습니다.
약간의 내리막만 있어도.. 후진 시 형편없이 밀립니다.
그래서 내리막에서 후진시에는 생각보다 악셀을 깊이 밟아야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에피소드..
이아마을에서 피라마을로 돌아오던 도중에..
푸조 206과 배틀이 붙었습니다. ㅎㅎㅎ
어차피 풀가속을 할 수 있는 도로도 아니고..
결론은 기어변속과 브레이킹, 코너링의 싸움..

 

동력성능에서 앞서는 206을 경량으로 떨치려고..
죽어라고 밟고 있는데...
갑자기 저 뒤에서 차 한대가 오더니..
순식간에 휙 두대를 다 추월합니다.
'잉..?? 모지???'

 

커헉.. 스마트입니다. 같은 스마트...
거의 스마트를 극한으로 몰더군요..!
코너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엔진브레이크를 걸면서..
꼬불꼬불한 코너들을 돌아 순식간에 시야 밖...

 

갑자기 바보된듯한 기분이었습니다.
206 오너가 감속하고.. 저도 감속.. 흐...

 

어쨌든.. 이렇게 이틀이 약간 넘게..
스마트를 몰고 다녔습니다.
산토리니의 비좁은 도로와 골목길들을 누비면서..
스마트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마트.. 61마력짜리 경차입니다.
솔직히 가속성능으로 보면 볼품없지만..
운전자에게는 상당히 신나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잠깐 핸들을 잡아본 제 와이프는..
'와~ 너무 재밌다~'를 연발하더군요.

 

저나 와이프나 스마트 한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빠, 이 차 얼마야?'
'응.. 신차면 한 3000 주위 할걸..?' '뭐라?????'
'중고는 1300 주위쯤...??' '켁~~~~~'

 

분명 가격적으로 볼 때는 어이없을지도 모릅니다.
웬만한 국산 중형 세단보다 비싸니...
그러나 운전의 재미, 탁월한 연비, 경차로서의 혜택...
유지비 차원에서 보면 스마트는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스마트 카브리오나 로드스터를 한번 타보고 싶습니다.
브라부스 튠 버전이면 더욱 더 좋겠지요..
그리고 여유가 되면 스마트 로드스터 하나 장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

 

볼품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Pyrgos 근처의 산 꼭대기에서 스마트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

출처 : 카렌 (car & friends)
글쓴이 : lancer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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