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스크랩] 자동차는 영혼이 있는 기계이다 (4) : PORSCHE 911 - 964 Turbo

일산만화가 2005. 3. 16. 17:43
“하~ 애매하네~ 호호호...

근데 내가 보기에는 완벽하진 않더라도...아주 충실한 밸런스가 있어. 이건 칭찬할 만해”

==밸런스? 무슨 밸런스?==

“차가 나가려면, 클러치...그 다음 액셀...그 다음 브레이크...이거 3개 잖아.

차체 강성이고, 스피드고, 안정성이고...

그런 복잡한 것은 좋은 차가 다 알아서 해준다지만...

어차피 사람이 없으면 갈 수 없는 것이 차이고...”

==그렇지. 당연하지==

“사람이 운전하기에...그 3가지 페달로 처음과 끝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그런데, 너의 이 3가지 페달로 차를 움직이기에는 아주 상당한 불편이 있어.

나 같이 내놓으라하는 고속용 차를 타는 사람도 아주 불편하고 어색해”

==알지. 아마도...

왜 이렇게 꿈뜬가?

왜 이렇게 무거운가?

뭐 이렇게 총알같이 튀어 나가지 않나? 할거야==

“맞어. 그래. 솔직히 그 점에선 실망했어.

그래도 그나마 내가 스프츠형 세단인 M5를 타고,

가변식 4륜의 스포츠카 GTR을 타고,

고속용 풀 타임 4륜인 S8 같은...각기 다른 차를 타 서 얻게 된 경험치로 보다 보니...

WRONG이 아닌 DIFFERENT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

==뭐라고 느꼈니?==

“넌 가속용 스포츠카야.

그냥 처음부터 빠르게 튀어나가서 날라다닐 듯이 우왁~우왁 소리를 내면서

다른 차를 압도하며 움직여주는 차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야”

==... ...==

“너 만큼 빠른 차는 아주 많아.

M5? 순정으로 300찍는 차...세상에 몇 대 없다.

너도 가속력이 좋지만, 그 전매특허는 내가 보기에는 M5야.

250까지 속도 올라가는 차이가 별로 없다.

더군다나 M5는 순발력이 대단해. 팍팍 치고, 확확 빠지고...잘 해.

운전 못 하는 사람도 할 수 있어. 왜냐? 세단이니까...

너 타다가 내 M5 타니까...3가지 페달이 다 허당같더라.

핸들은 얼마나 가벼운지 그냥 돌아간다.

올 때 1손가락으로 핸들 돌려보니 잘 돌아가더라...

내 핸들? 무겁기로 소문난 M 핸들이다...그래도 가볍다.

너 타다가 이거 타면...가속력과 핸들링에선 니가 아래야”

==GTR은?==

“걘 처음부터 빨라. 아니 다음에 말하겠지만...

지티알의 특징을 다 살리려면, 처음부터 조져야 돼.

처음 1단 들어가기 전부터 7천 알피엠 띄워 놓고 드래그 스타트하고,

2단, 3단, 4단, 5단, 6단(34는 6단)... 계속 7천에 변속해봐...

나 그 동안 오만가지 차를 다 타 봐도...

운전하면서 공포감이 드는 차는 아주 솔직히 지티알 하나 뿐이었어.

더군다나 순정으로...

옆에 타보라구?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진. 짜. 무섭다.

내차지만 내가 너무 무숴워.

옆에 탄 사람은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어어~ 이런 소리 안 낼 수 없다.

속도만으로 보면 역시 니가 아래야”

==오호~S8은?==

“얘가 너랑 아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차야”

==풀 타임 4륜 세단이랑, RR 스포츠카가 비슷해? 전혀 안 어울리는데?==

“물론 스펙으로나 기능면으로나 특징으로나 같아 보이는 게 없지...

그런데...그거 2개 다 타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거 2개 비교하면서 3일을 생각해 보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러한 글이나 있을까? 난 타봤다 이거야.

비교해 볼려고 애쓰고, 실험하고, 또 해보고...

왜 이런 느낌이 들까...더 궁금해하고 생각해 봤거든...근데 아주 비슷해”

==어떤 점이?==

“우선 너의 그 굼뜬 초기 순발력과

그 끊임없는 가속력,

무겁게 움직이는 차체,

한 템포 늦어지는 가속력과 그 이후에 뻗어가는 느낌...아주 비슷해”

==또 그리고?==

“와인딩이 비슷해...이상해...몇번을 시험해봐도 아주 비슷해”

==칭찬이냐? 욕이냐? 이제 자꾸 험담만 늘어놓네...==

“이거? 이건 대단한 극찬이다.

에스 8의 와인딩은 지티알보다 낫더라.

나? 2개 다 타 봤으니까 말할 수 있지.

레이싱 써킷용이 양산된다는 천하의 지티알보다

에스8이 와인딩이 더 좋아, 안정되고, 믿음직하고...

그 와인딩의 느낌과 네가 비슷해. 이건 대단한 칭찬이야”

==내가 좀 잘 낫지~==

“그러게 말야. 잘 났어. 진짜로...

아니 RR인데...뒤가 더 돌았으면 돌았지...왜 이런 느낌이 들까...

단순 느낌 이상으로 몇 번이고 실험해 본 결과이니...

물론 나도 평소보다 더 집중하고 신경 써서 와인등을 했지만”

==그래? 왜 그럴까? 나도 모르겠다==

“내가 유추해보면...그게 밸런스인 것 같애.

태권도 9단이랑, 합기도 9단이랑, 유도 9단이 대련을 했다고 치자.

여기서 합기도 9단이 이겼어. 태권도가 꼴찌고.

그리고 다음날 스포츠 신문에 나는거야.

합기도 1등, 유도 2등, 태권도 배우지마...과연 이렇게 말 할 수 있을까...”

==그러기는 곤란하지==

“그렇지...이건 각 무술의 9단을 갖고 있는 사람 3명이 대련을 한 거지,

각각의 3가지 무술이 대련을 한 건 아니지...

어떠한 무슬이든 최고의, 아니 일정 경지에 도달하면...그

이후부터는 그 사람의 수련도에 따라 결과가 나오지,

무술의 특성에 따라 강약이 구분되지는 않지.

위 3 유단자를 동네 양아치가 이겼다고 이제부터 동에 깡패되자...이러진 않자나”

===하하하~ 비유하고는...==

“웃을 얘기가 아니라...FR이던, 4WD이던, ,RR이던, 가변식 4륜이던...

일정 경지에 이르면...그 차의 구동게 특성에 따라 다르게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차종의 능력에 따라 성적표가 나오는 거야”

==... ...==

“뒤가 더 돌 것 같았던 RR도,

사람이 잘 굴려서, 차와 잘 호흡을 맞춰서 탄다면... 충분히 컨트롤이 되고...

더군다나 그 RR이 시대를 풍미하는 명차라면,

이미 RR은 뒤가 무지 돈다라는 책 속의 한 줄 문자은 큰 의미가 없어”

==... ...==

“너 잘 돌긴 해. 과속방지 턱이나, 차선 지시등, 예측 못 한 돌발 상황에는

아주 획 돌아버리기도 해...

근데...역시 잘 돌아...멋들어지게 돌아~

역시 와인딩이 잘 돌아...

역시 명가의 혈통 답게...레이싱의 왕자 답게 와인딩이 기막히게 돌아”

==모야~ 칭찬이야 욕이야~ 호호호 고맙네~==

“그래서 너와 에스8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은 거야.

여기에는 흉도 있고 칭찬도 있다. 내가 좀 냉철하다...이해해라~”

==나두~좋다~==

“그런데...와인딩 얘기 좀 하자”

==그래라~==

“폴쉐가 와인딩이 좋다...핸들링이 기막히다...칼질 잘 된다...라고들 하는데...

난 그런 말 하는 사람 보면...가만히 있는다”

==왜?==

“이 자식이 구라를 치는지...아니면 고수인지...좀만 기다리면 답이 나오거든...”

==허허허...이건 또 무슨 말이야?==

“허접한 답을 기다렸는데, 답이 안 나온다면...내가 묻지.

아~ 그러세요~

근데 폴쉐는 언제 나온, 어떤 모델로 타셨나요?

속도가 어느 정도였는데요?

얼마만한 와인딩 각도입니까?

기어 단수는 몇단이었나요?

힐앤토는 쳐 보셨나요?

알피엠은 얼마나?

다른 차들의 속도는 얼마였는데요? ”

==흠...알 것 같다...무슨 말인지...근데 좀 풀어줘 봐라==

“어~ 폴쉐 와인딩 좋습니다....이 말이...

박스터라면 이해가지...

오토라면 좀 더 이해가지...

최근의 996의 부드러운 보통 까레라라면 어느 정도는 약간은 이해가지...

근데 그렇지도 않은데...더군다나 3세대 이하의 911 버전이라면? 그건 좀 아니지...

아마 터보가 더 무거울 듯 한데(아닐수도 있고) 그러면 더더욱 아니지...

속도가 60~80 정도 였다면 구라인게 거의~확인이 되지...

90도 각도 정도의 와인딩이었다...면... 구라지...

2단이었어요. 3단 2800알피엠이었어요... 이러면...한 대 맞아야지...

90도 각도를 빠르게 통과하려구 힐앤토를 치면서 (아니, 안 친다하도라도)

잽 싸게 변속하면서 알피엠 다 살리고 총알 같이 나왔요...이러면 완전 구라지...

옆 차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과감히 칼질을 했죠... 이걸 그냥...

다른 차들이 100키로 미만의 보통 속도였지요...전 그냥 칼질을 했죠...이러면...

듣기 싫어지고, 난 바로 자리 뜬다...

내가 양카들 오너들이랑 같이 어울리진 않는다”

==하하하==

“이 차는 최소 3단 3000알피엠 정도는 되야,

그 터보 특유의 가속력의 맛이 나.

더군다나 앞에서 말 했듯이 초기 움직임이 스포츠카 성능으로는 굼 떠.

대신 그 1,2초 후에 가속력으로 보답을 하지.

3단 3000알피엠이면 90키로야.

그 이하 속도에서 와인딩이 빠르게 될 수가 없어, 와인딩은 속도가 받쳐줘야 해.

그러니 2단에서 굼뜬 몸짓에 바로 칼질이 된다면 구라지.

워낙에 무겁게 움직이는 탓에...

슈마허가 아니면 90도 정도의 각도를 급한 칼질로, 고속에서 들어갈 수가 없어.

옆 차들이 비슷한 수십키로의 속도에 붙어있다면...

차간 거리는 보통 3,40미터 정도인데,

그 거리를 팍 치고 나가려고 뚫기에는 가속력의 리스펀스가 1,2초 정도 늦어.

시속 100키로에서 1초는 30미터야. 그래서 이건 불가능하다고 말 할 수 있는거야.

간 내놓고, 욕 먹는 양카 칼질로 뒷 차 브레이크 밟게 만든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위험하지...

물론 슈마허가 온다면...할 수 있겠지...

10년 가까이 에프원의 제왕 자리를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할 수 있을거야...

이 사람은 아마 거의 기계처럼 움직일거야. 차만 머신이 아니라, 사람이 더 머신이야”

==맞어. 부스트가 뜨는 것은 주로 2천 초반대 알피엠부터 시작하기도 하고,

여러 상황에 따라 2천 후반대나 3천 정도는 가야 부스트가 뜨기 시작하지.

하지만 3천 정도를 넘기면 확실히 몸으로 느낄 정도의 가속이 되지.

어떤 분들은 4천이라 하는데(그게 맞을수도 있고)...내가 보기엔 3천이야.

니 말대로 3단 3천이면 90키로야, 4천이면 120, 5천이면 150, 6천이면 180...

외우기 쉽지? 기어 단수랑 알피엠이랑 곱하면, 그게 속도야==

“그렇지 4단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3,4,5,6천에 120, 160, 200, 230~240...

5단 5천에 250 정도...아직 알피엠은 1500이 남아 있더군...

이 정도면, 내가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300은 몰라도 근접하게는 찍을 걸”

==맞어. 3단 3천 정도는 되야 제대로 부스트가 뜨고, 터빈이 좀 터진다는 느낌이 올거야.

이 이후는 지나야 폴쉐 특유의 가속력이 나오고, 칼질이 되고, 멋진 와인딩이 되는거야.

근데 이 와인딩 역시 팍팍~ 확확·~은 아니야.

팍팍이 아니라서 실망했다고? 그러면 비엠이나 일본 터보차 타면 돼. 그거 타~

하지만, 그 속도를 넘기고 안정되게 나를 조종할 수 있는 주인이라면...

난 대단한 와인딩으로 그 보답을 할 것이다

너도 인정했자나. 와인딩의 아우디 S8 같은 수준이라고==

“동감이다. 정말 고속 와인딩은 아주 좋아~

그리고 니 와인딩은 잔 동작이 없어야 돼.

어느 정도 이상의 큰 움직임이어야 맛이 나지.

부드러워야 돼.

아름다워야 해.

칼질이 아니라 뱀질이 되어야 해.

근데 그 뱀도 보통 뱀이 아니어야 해.

녹색이나 힌색의 환상적인 색을 띄면서,

그리고 먹이를 놓치지 않아야 할 급박한 상황에도,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쑤아악~하는 몸짓을 가지고 먹이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능력의...

평범한 뱀이 아니라 귀족급 뱀이어야 해...

너 귀족이구나~”

==나 정도면 귀족이라고 봐도 되지 않냐?==

“호호호...인정~”

==잘 봤다. 난 잽싼 칼질보다는...

우아한, 묵직한, 뒤에서 보면 아름다운 와인딩이 어울리는 차이고,

나를 그렇게 운전하려면 그만한 스킬도 있어야 해.

나는 아무에게나 쉽게 운전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하지만...무엇보다도...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게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고, 인정해줘야만 해...

난 그런 주인을 바란다...

차를 알고 타자...이거 너 명품이 잘 하는 얘기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리고 마력으로, 토크로, 0-100으로, 순간 가속력으로,

300을 넘기는 최고속 순서로만 보지 않고,

나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그런 여유를 가진 귀족같은 주인을 바란다.

나 폴쉐... 콧대 높은 고고한 귀족이다==

“멋있어...인정해...”

==아까 말한 밸런스 얘기는 언제 하려고?==

“호호호...지금까지 다 했자나”

==모야~ 다시 풀어서 말해봐==

“야~ 이건 풀어서 말할게 아니라 요약으로 묶어서 얘기해야 돼. 지금까지 다 풀어서 말했잖아”

==그래~요약해봐~==

“클러치는 무지 무거워.

브레이크는 이상하게도 튀어 나왔어.

액셀은 무겁고 느려.

무거운 몸을 움직여보니 역시 잘게는 안 돼.

가속력도 3천 알피엠은 될 때까지는 기다려야 돼.

나도 이게 터보 렉이 아닌가 싶어서 주의 깊게 몰아봤는데...터보 렉이 아니더군...

알피엠이 올라가는 속도와 부스트 업이 아주 좋아.

순정 터빈일텐데 만족스러워.

순정 터빈이라면, 터보 렉은 연식을 감안해도 있어도 아주 작을테고...

그렇다면... 차 전체가 보여주는...

느리면서(아주 빠른 차들 기준이다) 무겁고, 큰 라인의 반응들은?”

==야~ 그거 언밸런스 아니냐?==

“아니지. 아주 좋은 밸런스이고,

이렇게 만든 폴쉐가 많은 심사숙고를 한 것이 보이지”

==왜?==

“각론으로서의 이유로는,

클러치는 무겁지만 밟기가 쉬워,

브레이크는 위치가 이상하지만, 역시 잘 들게 만들어 놓았어,

액셀은 무겁고 반응이 늦지만 1,2초 이후에 그것을 다 보상해,

핸들은 얼마나 무거운지 U턴이나 주차시에는 나도 한 손으로 하기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확실

히 내 의도대로 바퀴를 움직이면서 예쁜 라인의 와인딩을 가능하게 해”

==흠...그러면 총론으로서는?==

“이렇게 힘들게 조작을 하게 했지만,

그것은 운전자를 항상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공도가 써킷 같아지는 환경을 만들지.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한 상황에서도 뒤로 밀리지는 않을 까 항상 신경 써야 돼.

더욱 중요한 것은...

만약 클러치와 브레이크가 이러한 상황인데,

액셀 반응을 M5처럼 만들었어봐?

차체를 S2000처럼 가볍게 움직이도록 만들었어봐?

차는 가볍게, 잘 움직이는 데...

3가지 모든 페달을 무겁게 만들었어봐?

3개 다 아니더라도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무겁게 만들었어봐?

책에서 나오듯이 RR은 잘 돈다...같이 불안하게 RR을 만들었어봐?

3가지 페달이 서로 궁합이 안 맞았어봐?

아니면 다 가볍게 만들어서 쉽게 운전하게 만들어볼까? 그러면 집중이 안 되지...

폴쉐 특유의 맛이 없어지지...그러면 매니아들한테 돌 많이 맞을걸...

그림같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와인딩의 곡선을 위해서라면,

중반에 터지는 터보의 특성과 어울리려면,

그 2가지를 조합하려면...이러한 밸런스가 필요하지”

==흠... ...==

“어때~ 대단한 밸런스 아냐?

아까 말 했듯이, 기막히게 치밀한 독일 민족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 나는 것 같지 않아?

자랑하는 것 보다는,

합리적으로,

논리에 맞춰,

이론대로,

책대로,

무리하지 않게...충실하게 만들자...

그런 밸런스를 만들자...

이건 대단한 거야~ 이걸 칭찬해주고 싶었다”

==고맙다... ...==
출처 : 카렌 (car & friends)
글쓴이 : 명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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