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성님과 점심을 겸한 늦은 아침을 먹은 후 공항으로 예성님을 배웅했습니다.
예성님을 배웅하니 공항 입구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그 분의 큰아이(?)가 절 보고 있더군요.(아휴~~이쁜 것^^ 실제론 이쁘다기 보단 품위있는 아이랍니다.!!ㅋㅋ)
이왕 맡겨주신 귀염둥이 잘 몰고 저희집까지 잘 가자는 마음에 이 12기통짜리 아이를 몰고 나갔습니다. 일단 애가 배고파하는 것 같아서 가까운 주유소에서 넉넉히 배 채운 후 한남대교쪽으로 방향을 틀어 나갔습니다. 일단 느낀 점은 이 녀석의 알피엠이 거의 2000을 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차에 무리가 안 가는 최대한의 한도내에서주행을 보장하면서 운전자와 동승자의 쾌적한 드라이빙을 보장함 인지는 몰라도 저 알피엠에서도 충분히 느껴지는 넉넉한 파원는 이 차의 또다른 매력이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이 애를 예성님이 운행하실때도 옆자리에 동승하며 느꼈지만 정말 저속, 중속 어느때나 여유있는 주행을 보여줍니다.
신호 대기시 아이들링시 일체의 진동도 느낄 수 없고 비록 단종되었다고는 하지만 얼마전까지 비엠더블유의 플래그쉽다운 품위를 내 뿜습니다. 실내 역시 넉넉한 운전석과 각종 편의장비(막상 해보니 조작성도 제법 좋습니다. 그리 어렵지도 않고...첨엔 많은 스위치와 계기판에 약간 당황할런지 몰라도....^^) 그리고 누빔을 꼼꼼히 해 놓은 가죽이 일종의 장인 정신을 느끼게 해 줍니다.뭐랄까....비록 왕좌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 기품과 자존심은 죽지 않았다고 조용히 암시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어제 예성님 운전하시고 뒷좌석에 탑승했을 때에도 정말 안락하고 편안한 휴식공간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을 만큼(업라인님도 동의하시죠?^^) 최고급 소퍼 드리븐이나 설룬 세단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더군요. 도로노면이 안 좋아도 거의 노면을 타지 않고 참으로 믿음직한 주행을 보입니다.
시내주행시 약간의 정체에도 덩치에 비해 참 끼어들기가 용이하다고 느낄 만큼 부드러운 핸들링과 움직임의 기민함을 보여주니 이 덩치 큰 아이가 귀여워 보이기 까지 합니다.^^
게다가 12기통 5400cc 배기량이나 되는 녀석이 온보드 모니터에 찍히는 실시간 연비가 리터당 7후반대에서 8후반대입니다. 물론 이는 시내 주행 연비이고 제가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9초반에서 10까지 올라가더군요. (예성님이 운전하시면 더 나올 듯 싶습니다.)아휴~~이쁜 것이 품위유지비도 덜 드니 참으로 이쁘지 아니하다 할 수 없습니다.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나오면서 슬슬 이 아이의 달리기를 잠깐 시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제 앞으로 붉은 자주빛의 FTO가 갑자기 끼어들면서 굉음을 낸 후 치고 나가더군요.
베틀이라기 보다는 한 번 따라가보자는 생각에 오른발을 지그시 눌러줬습니다. 비머 특유의 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제 고개가 뒤로 확 젖혀집니다!!!^^ 순식간에 여러대의 차를 추월하니 그 FTO의 꽁지에 붙었고 그 친구도 절 의식하던지 갑자기 칼질을 하며 차량 사이를 헤쳐 가더군요. 저 역시 약간씩 격차를 유지하며 따라갔지만 (사실 안 밟을려고 했는 데 넘 졸려서 약간.....-_-:::) 이래선 안 되겠다고 스스로를 책망하며 그 FTO를 보내주었습니다.
사이에 그 차량과의 주행(베틀이 아님다~~^^!!!)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톨게이트를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집까지 오면서 최고속은 170정도 내 보았지만 이 차의 진정한 가치는 엄청난 가속력과 최고속이 아닌 운전자와 탑승자로 하여금 여유롭고 편안한 주행을 12기통의 대배기량 엔진만이 줄 수 있는 넉넉함을 통해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가 봅니다.
실례로 전 제 차를 운전시 아니 다른 차도 거의 마찬가지지만 운전시 상당히 자세를 자주 바꾸고 속된 말로 좀 꼼지락(?)거리는 편인데 이 아이와 한시간 못되게 같이 오면서 처음에 핸들을 잡을 때 고정시킨 시트 포지션에서 거의 제 자세가 변함이 없이 편안한 자세로 온 것 같습니다.
일견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되서 약간은 경직된 자세로 운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조금 운전을 해보니 어느 덧 평소 제 차를 운전할 때와 같은자세로 (하지만 훨씬 더 안락함을 누리면서...) 운행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 놓은 후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차를 그윽하게 쳐다 보았습니다. 참으로 수수하고 품위있는 이미지입니다.
뭐랄까.....버버리 트렌치 코트를 입은 반백의 노신사의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바로 전날밤 새벽 벙개에서 맛 본 740M버전과는 완전히 다른 인상의 매력 덩어리입니다. 전체적인 외양의 꾸밈은 없지만 얼마간의 고속 주행과 시내 주행을 통해 또 다른 비머의 세계를 체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따 밤에 오뎅 사 먹으러 나갈 때 한번 더 느껴볼 요량입니다.^^)
구체적인 스펙이나 데이터에 의존한 글이 아닌 오늘 오후 제가 운행해 보고 느낀 점을 간략하게나마 적은 것이니 회원분들께서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아이 잠시 맡겨주신 예성님께 송구스런 맘 전하고 부족한 시승기 읽어주신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TrueZen
출처 : 카렌 (car &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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