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하고 답글만 몇개 달다가 오늘 필 받은 김에 시승기 함 올립니다.
몇년전의 시승기이고 요즘은 단종된 차이지만 그래도 카페에 조금이라도 참여해 보고자 올리는 글이니 재미없어도 너그러이 봐주십시요.ㅡㅡ;
제가 처음으로 몰아본 차는 아버님에서 형님에게로 또 형님에게서 제게로 물려받은 캐피탈이란 놈입니다.쓸데없이 큰 덩치에 조그만 심장(1.5리터) 순발력이라곤 없지만 그나마 중형차의 넓은 실내공간을 가진넘이었죠.
초보 3인이 거쳤으니 이넘의 차는 말할것도 없이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결국엔 퍼져서 폐차를 시켰습니다.
이런 덩치만 크고 굼뜬 녀석을 타다가 티코(수동)란 놈을 타게 되었는데 처음엔 무슨 차 같지도 않더군요.
하지만 이넘이 시내에서는 어찌나 편하던지 못 끼어들곳이 없고 주차 못 할곳이 없더군요. 순발력도 차체가 가벼우니 톡 튄다고 해야할까요 신호 정지선에서 50미터ㅡㅡ;앞까지는 누구도 제차 보다 빨리 나가는 차가 없었습니다.(아무도 신경 않써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파워핸들이 아니라서 주차할땐 땀 좀 뺐지만 에어콘도 빵빵하고 달리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물론 사람 많이 타고 여름에 에어콘 틀고 오르막 오를때는 힘이 딸리는 것을 당연히 느끼겠지만 원래 이넘이 경차 인지라 그런건 별로 신경 안썼죠.
말이 길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인데요.
요즘 경차들은 마티즈등등 있지만 이쁘기도 하고 나름데로 편의시설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건데 과연 달리기에서는 그만큼 될까 싶습니다.
물론 경차로 달리는 것에 초점을 두는 자체가 우습지만 티코 이넘은 분명 자기 능력 이상의 달리기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렸을때 막 달릴때 티코를 가지고 대구에서 서울까지 2시간 30분도 안되서 주파 한적이 있는데요 그때 최고속이 160이 넘었습니다. 참고로 티코는 계기판에 160까지밖에 없습니다..ㅡㅡ;
새벽에 막 달리는데 뒤에서 상향등 켜는것이 신경쓰이더군요. 나도 달릴만큼 달려서 140쯤이었고 그 정도면 경부 제한속도보다 훨씬 빠른건데도...그 당시엔 제차를 우습게 봐서 그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막 달리니까 이넘의 차가 굉음을 내면서 속도는 더디게 올라가지만 게기판 끝까지 가서 바늘이 끝을 넘어 툭툭 치더라구요..
그 속도로 코너에서도 풀 가속으로 돌고 다른 차들 다 추월하면서 달렸습니다.
두 손은 핸들을 꼭 잡고 있고 흔들리는 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막 내달렸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하고도 미친 짓이었지만 그때 생각이 아직도 나는거 보면 그 순간 만큼은 저도 진지했습니다.ㅡㅡ;
잔고장도 없었고 2년정도 타다가 와이프가 전봇대 박아서 폐차 시켰지만 그동안 참으로 잘 탔던 자동차 입니다. 그야말로 자동차로서의 본분(사람 실어나르기..ㅡㅡ;)을 잘 지킨 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아는사람 마티즈나 아토스를 몇번 타봤지만
티코만큼의 가속력이나 순발력이 안나오더군요. 코너링시 차체도 더 쏠리는거 같구요.국내 최초로 나온 경차 티코.. 그넘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접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출처 : 카렌 (car &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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