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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포텐샤 11년 동거기...
    자동차 2005. 3. 16. 18:44

    가입기념으로 올리는 ...

     

    이제 네달만 지나면 만 11년이 되는 제 애마의 시승기입니다.

     

    차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지식도 없고 글재주도 없으니 그냥 귀엽게 봐주세요...^^

     

    첫 만남부터 그간 10 여년간의 느낌을 생각나는대로 적어 볼까 합니다.

     

    1993년 말 3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제 마음을 사로잡은 차는

     

    바로 무쏘였습니다.

     

    그 당시 일본 젊은이들도 스포츠카에서 4륜구동 자동차로 선호도가 넘어가고 있던

     

    시기였었고 저는 이스즈 빅혼을 드림카로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귀국하고 본 무쏘는 일본에서도 찾아보기힘든 너무 멋진 용모를 하고 있더군요.

     

    비록 힘은 딸리지만 벤츠 엔진이란 점도 제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오자마자 예약을 했죠... 당시 무쏘는 2년전 쏘렌토 붐 이상가는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신차종이었던 관계로 저를 마냥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몇달인가를 기다리다가 지쳐갈 무렵 기아에 다니는 친구로 부터 94년형 신형 포텐샤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결국 무쏘를 포기하고 1주일안에 뽑아준다는 포텐샤를 예약했지요.

     

    1주일 후 회사 주차장에 도착한 은색 포텐샤를 보는 순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답니다.

     

    11년전이면 그리 오래된 옛날도 아니지만 그 당시만해도 대형차라곤 그랜져와 포텐샤밖에

     

    없었고 거의 검정색이 주를 이루고 있었죠.

     

    그 친구 말로는 94년형 은색차 1호라고 하는 말을 듣고 더욱 기뻤지요.

     

    같은 포텐샤이지만 길에 다니는 관용차 분위기의 검은 포텐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제 애마를 보고 잘모르는 사람들은 외제차인줄 아는 경우도 종종 있었답니다.

     

    키를 건네받고 시동을 걸어보니 흔한 말로 시동을 걸었는지 모르겠더군요.

     

    게다가 다른 차종과 확연히 비교되는 시원한 횡 배열의 계기판...

     

    좌우로 왔다갔다하는 스윙 에어컨,발로 밟는 사이드 브레이크(딴사람에게 키를 주면 푸는걸

     

    깜빡하곤해 브레이크 걸린 상태로 주행하기도 했었죠...),뒷좌석 에어컨 송풍구,

     

    오디오 리모컨등... 지금보면 별거 아닌 옵션들이 그 당시 저에겐 너무 신기했었구요...

     

    암튼 보물 1호가 된 녀석을 일주일에 한번은 손수 세차해주며 칫솔로 휠 구석구석도 닦아주고

     

    (참고로 휠 닦기 엄청 힘든 디자인입니다...ㅡ,.ㅡ;;),

     

    2000 km 마다 엔진오일도 갈아주고... 자다가도 보고 싶으면 베란다에서 내려다보고

     

    씨익~ 웃기도 하곤 했답니다.

     

    더우기 마음에 들었던건 덩치에 비해 작은 배기량인 2000 cc 였지만 차가 너무 잘 나가더란

     

    거죠...(물론 주관적인 기준입니다...)

     

    튜닝카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당시... 제 지인 분 중에 쏘나타를 튜닝해서 자유로를 달리곤

     

    하던 분이 계셨는데 그 분도 순정치곤 가속력이 좋다며 놀라시더군요...

     

    그렇지만 제 차를 몇번 타보고 좋다며 같은 사양을 뽑으신 상사분의 차도 자주 몰아봤는데

     

    동일 사양임에도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는 묵직하게 잘 안나가고.... 반면에 핸들은 제 차보다 훨씬 가볍고...

     

    그때 알았죠...

     

    같은 종류의 차도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구나...하구요...

     

    물론 길을 어떻게 들였는지도 좌우가 되겠죠..

     

    암튼 당시 비교적 젊은 나이였던 탓에 차를 꽤나 몰아부쳤습니다.

     

    앞만 트였다 하면 수시로 킥다운을 하고 4000~5000의 고알피엠을 써가며 급가속를

     

    즐겼답니다.

     

    지금이야 국산차도 200km를 넘겼다는 시승기를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제가 밟아본 최고속은 195KM....그것도 딱 한번 있었습니다. 액셀의 여유는 느껴졌지만

     

    바늘이 200 가까이 가리키자 더 이상 밟기가 겁나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고속 주행보다는 킥다운을 해서 반박자 움찔했다가 부앙~~하며 튀어나가는

     

    순간 가속의 맛이 더 즐거운 것 같아요.

     

    그 사이 결혼도 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운전 스타일이 조금은 얌전해 졌지만 지금도

     

    가끔 혼자 운전할 기회가 생기면 차와 한몸이 돼서 맘껏 질주를 해봅니다.

     

    그러면서 생각하죠...

     

    " 나는 bmw 같은 고성능 스포츠 세단은 안돼...10년도 더 된 포텐샤로도 이렇게 풀악셀을

     

    해가며 스피드를 즐기는데 bmw같은 고성능차가 생기면 분명 오래 못살꺼야..."하구요...^^;;

     

     재작년만해도 회사도 잘 돌아가고 가지고 있던 주식도 올라서 수입차를 시승 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다 바꿀 찬스를 놓쳐서 지금까지 왔는데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당분간은...

     

    타고 싶은 BMW 530 이나 E 320 같은 수입차로 가긴 힘들것 같군요.

     

    무리해서 산다하더라도 유지하면서 버거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세일을 많이 해주는 530 이 눈에 밟히긴 합니다...^^;;

     

    우선은...내년에 나오는 TG와 SM7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잠깐 옆으로 샜는데...다시 제 차에 대한 총평을 해보자면...

     

    10년을 넘게 타면서 느낀 점은 엔진과 미션이 참 튼튼한 것 같습니다.

     

    킥다운을 해서 6000RPM까지 올라가는 그런 열악한 대접을 시도 때도 없이 받아가며

     

    엔진과 미션쪽엔 문제가 한번도 없었던걸 보면요.

     

    반면 초기에는 창문이 안올라간다던지 손잡이 덮개가 곧잘 빠진다던지 하는 자잘한 고장들이

     

    좀 있었구요.

     

    8년이 넘으면서는 마스터 실린더 ,캘리퍼,점화 플러그,냉각휀 등 에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그리고 애마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150-160 이상은 잘 올라가려 하지 않습니다.

     

    킥다운을 해도 예전처럼 몸이 뒤로 제껴지거나 등을 밀어주는 짜릿한 느낌은 없습니다.

     

    단지 부앙~~~하는 소리만으로는 느낌이 팍팍 전해 옵니다...ㅡ.ㅡ;;

     

    아이들링시 엔진음도 커져서 시동을 걸면 10m밖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연비는 10년전이나 지금이나 7km정도 나오는걸 봐선 급가속 자제하고 얌전히 운전하면

     

    8km정도는 무난히 나올것 같습니다.

     

    또 세금과 보험료가 엄청 싸졌습니다.

     

    누가 범퍼를 좀 긁어도 너그럽게 보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마음은 좀 아픕니다...ㅜ.ㅜ;;)

     

    그리고 무엇 보다 중요한건 정이 너무 들어 버렸습니다.

     

    11년간 타면서 죽을 고비도 한,두번 함께 넘겼고 아내와 결혼하는데 지대한 도움도 주었구요...

     

    지금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까지 책임져 주고 있어서 고마운 생각도 듭니다.

     

    거기다 여기저기 까지고 들어가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애마를 볼때면

     

    '그래 ...새 차를 사더라도 너는 끝까지 내가 지켜줄께...' 하는 마음이 들곤 합니다.

     

    만약 15년후까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면 제 아들에게 대학 입학 기념으로 멋진 앤틱카를

     

    선물 해줄 수 있겠죠...('' )?

     

    지오가 멋진 청년이 돼서 지금 제 차를 모는 상상만 해도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워낙 잘 쓰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올리면서도 부담이 많이 됩니다...

     

    두서없이 길고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11년간 따로 찍어준 사진이 한장도 없길래 얼마전 퇴근길에 찍어 주었습니다...^^*

     

    저와는 달리 사진발을 제법 받는 것 같아요... ^^;;

     

     

    출처 : 카렌 (car & friends)
    글쓴이 : 지오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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